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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백엔드 개발자의 첫 이직 후기: 네이버로!

해리리_ 2024. 1. 7. 23:52

이 글.... 사족이 길어질 예정입니다ㅋㅋ 이직 준비 정보가 필요한 분들은 바로 스크롤 내려보세용 ~

최종합격!

들어가는 글


만 2년의 전 직장 생활을 마치고 네이버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다. 그리고 새해부터는 3년차 백엔드 개발자가 된다! 내가 3년차라는게 믿기지 않고, 3년차의 커리어 시작을 네이버에서 한다는 것도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23년을 돌아보면 상반기에는 벚꽃도 보고 워터파크도 가고 바다도 가고... 여기저기 정말 잘 놀러다녔다. 하지만 추석에 뉴욕 여행 다녀온 걸 마지막으로 하반기는 이직 준비와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지낸 게 전부다. 이직을 준비하는 게 취준 다시 하는 느낌이라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도 상반기에 잘 놀았고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금방(?) 원하는 조건의 회사에 합격해서 진짜 너무 다행이다.
 

이직을 생각한 계기


뒤숭숭한 상황들이 있어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다음 회사에서는 Blind랑 뉴스 안볼래...ㅋㅋㅋㅋ) 다수의 퇴사자가 발생해도 TO를 받는 것이 어려우니 프로젝트 진행이 느려졌고, 멀리 볼 때 성장의 기회가 줄어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취준하면서도 생각했지만 난 이직을 자주 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전혀 아니다. 웬만하면 한 회사에서 잘 적응하고 업무를 온전히 익혀서 그 안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2년은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인력이탈이나 경영이슈로 뒤숭숭한 나날이 반복됐고, 내 성향 자체가 안 좋은 일에 미리 대비하려는 게 강해서 불안감이 더 컸다. 그래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 물론 퇴사일 기준으로 복지나 근무 환경 등 변한 것이 없고 능력있고 친절한 동료 분들이 계셔서 행복함만 가득 느끼고 이직한다. 여긴 좋은 동료, 복지, 근무 환경, 개발 문화.. 모든게 완벽하다.ㅠㅠ 이걸 뒤로 하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그 상황도 너무 힘들었다.
 

다음 회사의 조건


이제는 안정성이 1순위가 됐다. 비즈니스 수익 모델이 있고 수익을 내는 회사. 또는 그게 판단이 잘 안서면 일단 코스피 상장한 회사로 가고 싶었다. 취준 시절 1순위였던 개발 문화는 2순위가 됐다. 1순위와 2순위를 둘 다 잡을 수 있는 회사면 최고고, 둘 중 하나라면 안정성이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네이버는 두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회사 같아서 좋다.
 
그동안 직책 있는 회사는 인턴으로만 겪어봤고 출퇴근 시간이나 직책이 없는 자유로운 회사만 다녀봤다. 그래서 다소 보수적인(?) 회사에 적응할 수 있을지 겁나긴 했는데.. 불안감이 훨씬 괴로웠어서 그런거는 잘 적응할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문화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이직을 준비했다.
 

애매한 2년차 주니어의 고민


  1. 이렇다할 보여줄 만한 프로젝트 이력이 부족하다.
  2. 중고신입으로 지원하기엔 연차가 너무 많고, 경력으로 지원하기엔 경력이 너무 적어서 자격이 안된다.

이직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시점은 경력 1년 6개월 정도 있을 때였다. 그 중 6개월은 교육이라서 사실상 경력이 1년 정도다 보니 이렇다할 보여줄 만한 프로젝트 이력이 부족했다. 경력직 공고를 보면 만3년 이상이나 최소 만2년 이상을 요구했고, 신입을 지원하자니 연차가 너무 많은 듯 했다. 중고신입 동기들을 보면 보통 6개월~1년 정도 다니고 이직을 했으니 입사 직후나 6개월차에 지원을 하는 것 같았다.
 
이 시점에 내가 되뇌었던 문구는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였다. 당시 나는 불안감에 괴로웠는데 가만히 있으면 변하는게 없을테니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하는건 자유니까 중고신입과 만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 공고에 그냥 지원했다. 그리고 수시 채용은 아무래도 기한이 없어서 지원을 잘 안하게 되니까, 마감 날짜가 명시된 공고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원을 하면서도 프로젝트 이력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업무에서도 이런저런 개선할 사항들을 찾아봤고 진행하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업적(?)을 만들려고 했다. 물론 자격이 안되는 공고에 지원했으니 정말 많이 광탈했다. 하지만 이렇게 엉뚱한 지원을 하다가 갑자기 1년 이상의 주니어를 뽑는 경력 공고를 만나는 행운이 왔고, 난 그걸 잡아서 이직하게 된 케이스다.
 

이력서 업데이트


이력서는 보통 경력직 공고에서 요구했고, 자기소개서 없이 이력서만 내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지원 자격부터 안되는 공고들이지만 이력서를 업데이트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해봤다. 이직 준비도 처음이고 2년만에 업데이트라 막막했다.ㅠㅠ 취준 때는 포트폴리오 2장 넘어가면 보기 힘들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경력을 쓰다 보면 길어지길래 좀 걱정됐다. 난 저연차라 결국 2장 이내로 맞추긴 했지만, 여느 경력 개발자 분께 여쭤보니 이력서 10장 넘어간다고 하신다.ㅎㅎ
 
아무튼 다시 말해보자면 먼저 이력서 작성으로 유명하신 워니님이 나오는 유튜브 강의를 찾아봤다. 그 후 워니님의 이력서 체크리스트와 여러가지 이력서 예시를 한 곳에 모았고, 내가 아는 이직하신 선배님들의 이력서도 모아서 다 읽어봤다. 그리고 누군지 모르는 아무개 분들의 이직 후기 블로그 글들을 싹 다 긁어서(?) 그 안에서 나한테 필요한 정보들도 한 곳에 모아놓고 읽었다.
 

정리해둔 여러 사람들의 이직 자료

 
 
 
그렇게 해서 나도 여러 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이력서를 완성해 나갔다. 지인들에게 피드백도 부탁했다. 개발자인 지인에게는 이력서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부탁드렸고,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에겐 한눈에 깔끔하게 들어오는지를 물어봤다. 23년에는 회사에서 업무마다 ASIS, TOBE 수치화를 강조했어서 정리해둔 자료가 있다보니 뭐라도 쓸 수 있었다.
 

지원할 때마다 업데이트한 이력서들




 
소개글도 계속 바꿔보고, 사진 위치도 신경 쓰고 PDF 뽑아볼 때 애매하게 안 잘리게 하려고 수정을 엄청 많이 했다. 또, 기술스택 위치나 작성 방식도 바꿔보고... 회사 이력 먼저 다 나열하고 프로젝트를 쓸지, 회사별 이름 밑에 바로 프로젝트 이력을 쓸지 별별 고민을 다했다. ㅋㅋㅋ 어렵다 어려워 ㅠㅠ!! 타인의 이력서를 아무리 참고해도 내가 한 일, 내가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그사람과 다르니까 결국 직접 수정해보고 PDF를 뽑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자기소개서는 주로 중고신입 지원할 때 작성했다. 경력 공고는 자격이 아예 안되지만 신입은 경력 상한선이 있진 않으니까 지원 자격은 됐다. 그래서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 자격이 되는 유일한 공고였으므로... ㅠㅠ 
 
미리 상반기들 공고 보니까 대부분 오픽은 필요했다. 경력 연차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픽만 있으면 자격이 된다는데 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추석에 뉴욕 가니까 귀도 뚫을 겸 겸사겸사 해뒀다. 이건 한 일주일 시달리긴 했는데 결론만 놓고 보면 시험 하루 전날에 새벽까지 오픽노잼 벼락치기한 게 도움이 됐다. (하루 봤는데 2주 학원 다녔던 취준생 때랑 똑같은 점수 얻어서 뭐지 싶었다...ㅋㅋ)
 
오픽 따고 나서 하반기에 신입 공고를 보니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금융 회사들만 겨우 공고를 내고 있었다. 가끔 경력을 인정해주겠다는 신입 공고도 있었다. 공고가 너무 없다 보니 오픽을 따서 조금이라도 지원할 수 있던게 신의 한수였다. 그렇게 제조나 금융 쪽으로 한 9개 정도 쓴 것 같은데 1-2개만 붙고 나머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해당 도메인에 대한 어필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너무 연차가 안 맞아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신입 땐 서류탈락은 거의 안했는데 여기선 탈락율이 높아서 슬펐다.
 
경력 공고는 이력서만 제출이어서 자소서가 없는데 네이버는 특이하게 주니어 경력직 공고에서도 긴 자소서를 요구했다. 카카오뱅크도 그랬다. 중고신입 지원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자소서를 여러 번 써본 상태에서 갑자기 1년의 경력만 있어도 지원할 수 있는 네이버 경력 공고가 아주 짧은 기간 올라왔었다. 1년만에 올라온 깜짝 공고라고 들었다. 나는 직전까지 서류를 많이 써둔 상태라 금방 낼 수 있었고, 자격이 되는 공고가 나온 것에 감사했다. 역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미리 노력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자소서.. 그리고 그 외 뻘짓ㅋㅋ

 
그 외 뻘짓으로는 금융권 도메인과 인적성 공부한 것이 있다. 서류를 붙기도 했고 살면서 필요한 내용이니 해두면 나쁠 것 없지~! 하고 조금 공부했는데, 인적성 탈락하고 서류도 많이 탈락하구... 슬퍼서 부모님께 찡찡거렸다가 팩트로 뼈맞은 기억이 난다.ㅎㅎ 신입 때도 금융에 지원 안했고 평소에도 큰 관심 없던 도메인인데 너무 기대한 거 아니냐며... 그래서 마음 추스리고 그쪽에 합격했던 대학 동기들이 전에 인스타에 올린 합격 인증글을 눈팅했는데, 보니까 다들 관련 자격증도 있고 인턴 경험도 금융 분야였다. 내가 너무 그들의 관심과 노력을 쉽게 생각했구나 싶어서 반성했다. ㅎㅎ 내가 정말 이직이 하고 싶다면 일단은 쭉 IT 회사만 경험했던 나에게 맞는 옷을 입고 그 안에서 어필할 생각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코딩테스트


코테는 코테 시즌에만 두 달 안되는 기간동안 풀었다. 일주일에 쉬운거라도 3-4개 이상 풀었는데 네이버 코테 이후로는 공고도 없어서 안 풀었다. 알고리즘에 약한 편인데 신입 공고에도 지원한 덕에 코테 경험을 키울 수 있었다. 취업할 때랑 똑같이 제한된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는 그 부담을 여러번 느껴봤다. (진짜 싫다!!)
 
근데 네이버 코테는 비교적 쉽게 나왔고, 그 대신 유형이 신선했다. 해커랭크로 진행했으며, 알고리즘은 쉬운거 1개고 나머지 3개는 Spring 프레임워크 기반의 API 코드가 다 적혀 있는 문제가 나오면서 요구사항에 만족하도록 몇몇 어노테이션을 추가하는 문제였다. 스프링의 핵심 원리, 컴포넌트 스캔을 알면 풀 수 있을 문제고, 캐시도 어노테이션으로 달아봤으면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잘은 모르겠는데 카메라도 없고 구글링 관련 금지 안내도 없던 것 같다. 
 
네이버는 코테랑 서류를 같이 본다. 스프링에서 문제로 출제된 내용의 개념을 알고 있던 사람이면 쉽게 풀텐데 나는 요구사항 해석을 잘못해서 4개 중 3개를 풀었고 서류+코테 전형에 합격했다. 아는 분은 30분만에 다 푸셨다고 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은 분도 계셨지만 암튼 유형이 신기했다.

시간 날 때 풀었던 알고리즘

면접 준비


면접 준비가 제일 힘들었다. 연말이라 너무 놀고 싶고 그냥 다 관두고 싶고 그랬다..ㅠㅠ 하지만 경력공고 중 자격에 맞는 경우는 네이버 하나였고 여기가 처음으로 면접 기회를 준 회사라는 걸 상기하면서 마음을 여러 번 다잡았다.
 
면접을 준비할 땐 내가 사용한 전체 기술스택에 대해 모든 블로그들을 샅샅이 뒤져서 질문들에 대한 단권화를 해봤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사진에 다 담기지도 않는데... 일단 질문을 모았고, 그거에 대한 답을 찾아서 작성했다. 하나씩 알아보다보면 답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모르는 개념이 나왔는데, 그걸 다시 공부한 다음 새로운 하나의 질문으로 추가해서 답변을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별로 나눠서 예상 질문을 생각했었다. 인턴 때 한 것도 물어볼까봐 인턴 때 기술스택이나 한번이라도 본 기술스택은 모조리 다 정리했다..!

프로젝트별 예상질문 생각해봤다.

 
1차 면접 준비할 때는 한 3일? 정도 벼락치기 하느라 새벽까지 공부했고, 너무 급해서 독서실도 안가고 방에서 안 움직이고 했다. 내가 쓰는 방이 2갠데 업무 모니터가 있는 방에 침대가 같이 있어서 일부러 침대 없는 다른 방 책상에 노트북을 세팅했다. 듀얼 모니터는 없어도 침대가 없다는 장점이 있어서였다.ㅋㅋㅋ 암튼 서류부터 1차 면접까지 일주일은 시간 있었는데 내가 실감 안나서 놀고 방황하다가 시간 다 날리고 남은 3일동안 벼락치기 한 거다. 미리 미리 좀 하지.. 왜이리 안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자소서나 코테 시즌에는 출근하고 자소서 쓰기도 벅차서 따로 공부는 안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3일동안 빡세게 벼락치기를 해야 했고, 강의가 꼭 필요한 경우엔 2배속으로 들어가면서 정리했다. 그러다보니 부족한게 많았다. 그냥 운에 맡기고 들어갔다.
 
2차 때도 1차 본 이후로 시간 꽤 많이 줬는데 발표 나고 공부하겠다고 또 쉬고.. 발표 나서도 좀 더 쉬었다.ㅋㅋㅋㅋ 이것도 한 3일 벼락치기 한 듯 하다. 대신 1차때 정리를 많이 했기 때문에 다시 읽어보고 1차에서 부족했던 내용을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 질문은 내 블로그나 이력서에 어필한 것을 위주로 고민했다. 주말에 데이트할 때는 질문 리스트 뽑아놓고 남자친구한테 잠깐 질문 아무거나 골라서 물어봐달라고도 했다. 확실히 말해보는게 중요한 것 같다. 나중에 남자친구가 말해주기를, 아무거나 물어봐도 대부분 대답해서 면접 잘볼 것 같았단다. 그중에서도 블로그에 SOLID 원칙 적어둔게 있는데 대충 봤었는데... 남자친구가 물어봤을 때 한개 원칙을 얼버무렸다. 근데 2차때 실제로 물어보셨다.ㄷㄷ 블로그에 정리해두셨으니 한번 여쭤본다구...ㅋㅋㅋ 블로그도 다 봐야 할 것 같다. 다 보기 어려우면 최근 글은 다 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대부분 최근 글에서 물어보셨다.
 
정리하고 나니 위 사진처럼 생긴 페이지가 한 8개 정도 되었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아래 카테고리로 페이지를 나눠서 그 안에 질문을 정리했다.
 

  • Spring Batch
  • Spring, JPA, DB
  • Java, Algorithm
  • 경험 기반 질문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예상 질문)
  • 경험 기반 기타 질문 (인턴이나 좀 덜 쓴 애매한 기술스택)
  • 네트워크, 웹
  • 인성 질문
  • 라이브 코딩 대비

 
그리고 보통 라이브 코딩은 있으면 알려준다는데 그냥 갑자기 보기도 한단 말을 들어서 부랴부랴 라이브코딩 관련 블로그 글도 찾아보고 그랬다. 근데 이건 그냥 1회독만 해서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갔는데 라이브코딩을 안했다.
 

실제 면접


네이버는 면접관과 N:1로 1시간씩 두 번의 면접을 봤다. 공고에서는 3차 인터뷰도 적혀 있어서 볼 줄 알았는데 갑자기 2차까지만 보고 최종 합격 안내가 왔다. 면접 볼 때 1시간이 왜이리 안가는지. 57분에도 질문이 들어왔다. 그리고 혼자서 2-3명으로부터 질문을 받으니 너무 기가 빨렸다.
 
근데 면접관 분들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내가 긴장한 것 같다고 중간에 좀 쉬운 java 기본 질문들도 주시고, 블로그나 이력서에 어필하려고 뙇 하고 박제해둔 것들을 질문해주셨다. 긴장하신 것 같으니 이번에 대답 잘할 수 있으실 것 같은 질문 드릴게요~ 하시면서.ㅎㅎ 이런 것들은 대답 했지만 초반에 면접관 분들이 찐으로 궁금하시던 걸 질문하셨을 때는 대답을 일부 하지 못했다. 2차 때도 많이 배려를 해주셔서 네이버 내의 개발 문화를 이야기하실 때 11번가도 그럴거 같다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시고.
 
아무래도 내 블로그를 좋게 봐주신 느낌이었다. 실무하다가 궁금한 것들 1년에 한두번 정도만 궁금한거 파보고 글쓴건데 적더라도 안 끊기고 꾸준히 쓴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1차에는 특정 개념이나 기술에 대해 ~가 뭐예요? ~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와 ~의 차이는 뭐예요? 라는 질문이 많았는데 2차는 생각을 요하는 질문이 많았다. 어떤 이력에 대해 하나씩 질문하시면서 간접적으로 당시 상황을 이해하시고 질문하셨다. 예를 들어 A라는 해결책은 A'라는 문제점을 감수하는 해결책이고, B라는 해결책은 B'라는 문제를 감수해야 했는데, 우리 플젝과 당시의 리소스를 고려할 때 A'보다 B'가 더 감수할 만한 문제점이라서 B라는 해결책을 적용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여기서 결국 B'이라는 문제는 지속되는 거고 그럴만한 상황인건 다 이해하는데 이걸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추가적으로 해봤는지 그런걸 물어보셨다. 그리고 내 이력서에 있는 프로젝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신 뒤 일부 조건을 변경해서 그때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설계하시겠어요? 한번 시스템을 설계해서 말로 설명해보세요. 이런 질문이었다.
 
1차는 대뜸 들어오는 질문도 많고 이력 기반의 질문도 많았는데 2차는 정말 전부다 이력 기반의 기술 질문이었다. 1,2차 모두 기술과 인성은 6:4 비율이었던 것 같고 개발자로서의 의식이나 생각도 많이 물어봤다. 좋은 개발자는 어떤 개발자 같은지, 본인은 어떤지, 본인이 동료에게서 받은 평가는 어땠는지, 지원 동기나 이직 사유가 뭔지, 트러블 슈팅을 하는 과정은 어떤지, 개발자로서 하고 있는 노력은 어떤게 있는지, 업무 외적으로 노력한 부분은 뭐가 있는지 등등...
 
내가 면접을 보는 당시에 노력했던 점은 기술, 인성면에서 각각 아래와 같다.
 

  • 기술 부분
    • 평소에 시스템의 구조에 대해 방향성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 내가 어필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질문을 주지 않으셨어도, 중간에 새로 도입하고 싶은 기술 있냐고 질문 들어왔을 때 어필했다. 평소에 팀 전체 시스템에서 부재한다고 느꼈던 부분과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그걸 어디에다 어떻게 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 협업, 인성 부분
    • 여느 이직 후기 블로그에서 본인이 어떤 개발자인지 본인의 성향을 파악해두고 이 성향에 맞게 일관되게 답하는게 좋다고 했다.
    • 내가 어떤 사람인지 떠올려보고 세뇌(?)하고 면접에 들어갔다. ㅋㅋㅋ

 

최종 합격, 너무나 감사한 사람들


네이버는 발표나 전형이 좀 오래 걸리는 것 같다. 구체적으론 기억 안나는데 1차면접만 다음날 바로 나오고 나머진 2주 이상은 걸린 것 같다. 아무튼 2차 합격해도 3차 보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최종합격으로 떴다.ㅠㅠ 어찌나 모든 것에 감사하던지...

최종합격

 
작년 초부터 회사 일로 많이 힘들었다. 울기도 많이 울고 부모님 앞에서도 남자친구 앞에서도 친구들을 만나도 자꾸만 힘든 얘기, 부정적인 얘기, 불안해하는 마음만 드러내게 되니까 다 놓고 잠수를 타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옆사람까지 힘 빠지게 하는 것 같아서 이런 얘길 아예 안해야지 했는데 머릿속에 가득 차 있으니 쉽지 않았다. 부모님은 괜찮다고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항상 응원해주셨다. 남자친구는 나 이직 준비 한다고 하반기에 전부 공부 데이트였는데도 놀잔 소리 한번 없이 옆에서 같이 공부해줬다. 항상 멋있다고 응원해주고 노력해주는 걸 알기에 나도 얼른 이 상황을 바꾸고 싶었고, 면접까지 온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연말이라 놀고 싶고 공부하기 너무 싫을 때마다 응원해준 카톡 보면서 마음 다잡고 또다시 정리한 답변을 소리 내서 읽었다.
 
그동안 내가 주변으로부터 받은 도움들도 많이 떠올랐다. 부모님, 남자친구는 당연하고 그 외 지인들도 다 너무 고마웠다. 말만이라도 너무 힘이 되는 추천해주겠다는 이야기, 함께 으쌰으쌰했던 동료 개발자 분, 데이트마저 사치 같아서 힘들었던 나에게 무언갈 포기하지 않고도 목표를 이룰 방법을 함께 고민해준 친구도 있었다. 막막했던 이직 준비를 응원해주신 선배님들도.ㅋㅋㅋ 그리고 이직 축하한다고 전화해준 모든 사람들, 스토리에 올려서 동네방네 자랑해준 친구들도 너무 고맙다. 또, 뉴욕에서 우연히 만나 동행했던 분이 당시 회사 일로 힘들어하던 내 얘기를 잘 들어주셨던 기억이 나서 감사했다. 그 분도 네이버 개발자셨는데 나도 네이버에 가서 묘하고 신기했다.ㅎㅎ 뉴욕가서도 우울해한건 살짝 아쉽다. 더 미친듯이 즐기고 올걸!
 

성장, 마인드 컨트롤


처음엔 과거의 선택에 대해 원망도 많이 했다. 이런 일을 겪지 않을 수 있던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에 왜 이런 길을 선택한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못난 생각 ㅠ.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불안한 상황을 나 혼자일 때 (가정이 없고 혼자만 버티면 되는 상태), 젋을 때 겪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배울 게 없는 경험은 없다. 이런 경험을 해봤고, 마인드 연습도 많이 해본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인 것 같다.
 
뒤숭숭한 감정으로 힘들 때마다 전한길 선생님의 강의를 많이 봤다. 공무원 준비한 적도 없고 한국사시험 준비하는 것도 아니지만ㅋㅋ 전한길쌤 흑화 영상을 통해 강의를 처음 접했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긴 여정을 걷고 있는 수험생이어서인지 삶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 주신다. 이중에서도 가장 자주 봤던 영상은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에 관한 얘기였다. 화가 도리어 복이 된다는 전화위복은 나한테 많은 희망을 주었다. 이 영상은 거의 내 출근길 메이트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더 풍부한 경험을 얻게 됐고, 비슷한 경험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가서도 잘해보잣!!!!!!!! 워낙 네이버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걱정은 되지만... 가서 또 잘 사귀어 보면 될 것 같다. 급할 건 없으니까! 그리고 가서 또 문제 생기면 그때도 잘 이겨내면 된당. ㅎㅎㅎㅎ
 
아무튼 너무너무 고생했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 다신 보지 말자(?)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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